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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보

오들오들~ 강추위에 볼만한 전시 없을까? 공예박물관에 있어요!

by 여.일.정.남 2025.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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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오는 3월 9일까지 특별기획전 <공예로 짓는 집>을 열고 있다. ©이선미
긴 설 연휴의 끝자락에 서울공예박물관을 찾았다. 오는 3월 9일까지 열리는 특별기획전시 <공예로 짓는 집>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해당 전시는 전시1동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야간 개관하는 금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운영하니 참고하면 좋다.

전시1동의 계단을 올라가 <공예로 짓는 집> 전시실로 들어갔다. 조용한 전시실에 의외로 관람객이 많았다. 전시 입구에서 조각가 금민정의 상상의 문, ‘The Imaginary Way’로 들어서자 곧 마당의 바닥으로 이어졌다.
<공예로 짓는 집> 특별기획전은 조각가 금민정의 상상의 문, ‘The Imaginary Way’로 들어서며 만나게 된다. ©이선미
조용한 전시실에 의외로 관람객이 많았다. ©이선미
‘바닥, 다지다’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기반이자 터전인 바닥을 보여주었다. ‘물확’ 시리즈 작가 이영학은 독특하게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조각을 공부하고 돌아와 우리 전통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도 버려진 돌에 구멍을 내 맑은 물과 이끼, 풀로 생명 가득한 공간을 만들었다.
버려진 돌에 생명력을 부여해 정원을 꾸며준 이영학 작가의 ‘물확’ 시리즈 ©이선미
우리 민간신앙 대상이었던 고인돌과 돌탑을 3D 프린트 기법으로 오브제화 한 김건수 작가의 작품 ©이선미
‘기둥, 수직으로 지지하다’에서는 전통 가옥에 많이 쓰인 목재가 주로 등장했다. 작가들은 숲이 담고 있는 선(line)을 강조하기도 하고, 한옥 고재와 서양의 장식적 돌기둥 등을 동시에 다루기도 한다.
숲이 담고 있는 선(line)을 강조하며 수직, 수평의 직선이 어우러지는 스튜디오 신유의 ‘LIN’ 시리즈 ©이선미
한옥 고재와 현대에 대량 생산되는 재료를 동시에 다루고 있는 손신규의 ‘분절(split)’ ©이선미
‘벽, 나누고 꾸미다’에서는 조금 더 다채로운 작품들과 만나게 된다. 도예가와 섬유예술가와 옻칠작가가 저마다 경계를 나누고 영역을 분리하는 벽을 꾸민다.
'벽, 나누고 꾸미다' 섹션에서 만난 강석영 작가의 작품 ©이선미
기둥이 수직으로 지지하는 데 반해 보는 ‘수평으로 지지’한다. 마승범 작가의 ‘Solid MirageⅡ’는 구조적 기능은 온전히 수행하면서도 미학적으로도 기능하는 보를 보여주었다.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고 지붕을 받치는 역할에 더해 이제 심미적인 즐거움도 허락하는 ‘아트퍼니처’가 되었다.
‘Solid MirageⅡ’는 구조적 기능은 온전히 수행하면서도 미학적으로도 기능하는 보를 보여준다. ©이선미
임광순 작가가 전통 가옥에 사용한 추녀의 부재로 제작한 완만한 곡선의 긴 의자 ‘생명의 흔적’ ©이선미
‘지붕, 덮다’에서는 국가무형유산 제와장 보유자 김창대 선생의 기와가 재현돼 있었다. 특히 서울공예박물관이 들어선 ‘안국동 별궁 터’의 역사 복원을 시도해 안국동 별궁의 역사와 기억을 되살리기도 한다.
김창대 선생이 재현한 기와들이 전시돼 있다. ©이선미
류종대 작가의 ‘기와집’은 3D 프린팅으로 어린 시절 살았던 기와집에 다소반을 구현해 놓았다. 이제는 공예에서도 디지털 매체가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이런 기법이 건축에서도 도구로 활용될 뿐 아니라 말 그대로 ‘공예로 지은 집’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크래프트를 활용한 류종대 작가의 ‘기와집’과 ‘다소반’ ©이선미
아카이브 코너에서도 시민들의 발길이 오래 머물렀다. 급변해온 시대에 버려졌던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보존해온 자취가 있었다. 장순용 건축가는 '알아주는 이 없는 외로운 도배지 수집가'였는데 이제 아들과 며느리가 함께 궁궐 도배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창덕궁 석복헌과 운현궁 등 궁궐과 궁집의 도배지를 수집해온 기록도 만난다. ©이선미
재개발 과정에서 사라진 1960~80년대 ‘집’들의 공예적 부자재를 활용해 설치 작업을 이어온 여상희 작가의 기록도 아득했다. 고맙고 귀한 작업을 만났다. 
‘재개발로 사라진 흔적을 기억하며’ 오래된 집의 창호와 거실 풍경 등을 바라보고 있다. ©이선미
현대 공예가와 전통 장인, 건축가와 디자이너 등이 함께한 전시여서 무척 다양한 요소들이 가득했다. <공예로 만든 집>은 단순히 보기에 아름다운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공간이 어떻게 아름다워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아마도 그 때문에 보기만 하는 작품과는 또 다른 느낌이 다가오기도 했다. 그냥 둘러봐도 좋지만 전시해설을 따라 관람하면 더욱 의미가 배가 될 수 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하루에 2회 전시1동 로비에서 해설이 시작된다.
‘창문, 여닫다’에서는 다양한 색상의 노방천과 아크릴판을 이용한 이현정 작가의 ‘색의 변주2024 VO’를 만날 수 있다. ©이선미
이제 설도 지나고 정말 본격적으로 새해가 시작되었다. 2025년 푸른뱀의 해가 편안한 일상을 되찾아야 할 때다. 아직 겨울의 한복판이지만 따사로운 햇빛도 종종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서울공예박물관은 말 그대로 ‘공예’ 박물관이지만 시간을 거슬러 우리 전통과도 만나게 해주는 공간이다. 더욱이 인사동과 경복궁, 광화문광장에서도 접근성이 좋다. 상설전시에서 이 땅에 살았던 이들의 아름다운 자취를 만나기도 하고, 특별전과 기획전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의 공예도 돌아볼 수 있는 서울공예박물관을 찾아 일상의 선물 같은 시간을 즐겨봐도 좋겠다.

서울공예박물관 특별기획전시 <공예로 짓는 집>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3층 기획전시실
○ 전시기간 : 2024년 9월 5일~2025년 3월 9일
○ 관람일시 : 화~일요일 10:00~18:00 (금요일 야간 개관 ~21:00)
○ 휴무일 : 월요일
○ 전시해설 : 수요일, 금요일 10:30, 16:00(약 40분), 전시1동 1층 로비에서 모임, 현장 개별 접수
 누리집
○ 문의 : 02-6450-7000

출처: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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