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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보

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 '브라보 마이 시니어 패션쇼'

by 여.일.정.남 2024.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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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라는 말이 있다. 꿈을 꾸면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꿈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말을 실제 증명해 보인 분들이 있다. 그분들을 만나러 성수아트홀로 향했다. 그분들은 누구일까?
'브라보 마이 시니어 패션쇼' 무대에 선 시니어 모델들 ⓒ윤혜숙
‘브라보 마이 시니어 프로젝트’는 지역문화진흥사업의 하나로 시작되었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신노년층 세대를 대상으로 문화예술 및 패션모델 전문 교육을 완료하고 시니어 런웨이 패션쇼를 진행하는 일정이다.

6월 27일 성동문화재단 누리집에 ‘2024 브라보 마이 시니어 모델 참여자 모집’을 알리는 공지가 떴고, 성동구 만 5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7월 23일 오디션이 있었다. 8월 26일부터 12월 6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총 19회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기초 교육에서 자세, 걸음걸이 교정, 포즈 등을, 중간 교육에서 시선 및 표정 처리, 포즈 및 연결 하프턴 등을, 심화 교육에서 개인 및 팀 무대 연출과 워킹 등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특강으로 포토 포즈, 연기 교육, 소품 활용한 워킹, 모델 프로필 사진 촬영, 콘티에 맞춰 안무 맞추기 등이 있었다.

교육이 끝나고 ‘브라보 마이 시니어 패션쇼’가 열렸다. 12월 6일 오후 7시 성수아트홀 공연장에서 ‘브라보 마이 시니어 프로그램’ 참여자 20명이 무대에서 패션쇼를 펼쳤다.
패션쇼가 열리기 전 무대는 리허설로 분주했다. ⓒ윤혜숙
윤일향 시니어패션모델협회 이사장은 시니어 패션모델 오디션에서 두 가지 선발 기준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밝혔다. 시니어 패션모델은 큰 키, 날씬한 몸매 등의 신체적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모델로 지원하게 된 의미, 모델을 하면서 얻고 싶은 것, 모델로서의 열정 등 지원자의 스토리를 중요하게 봤다. 그 다음이 무대에서 런웨이하려면 하이힐을 신고 걸을 수 있는지, 또 다른 모델들과 같이 화합할 수 있는지를 봤다.
시니어패션모델협회에서 제공하는 교육은 기초부터 심화, 특강까지 다양했다. 모델로서의 워킹, 자세를 비롯한 여러 가지를 공부한다. 이번에 특강 프로그램으로 춤을 추가했단다. 뮤지컬 <시카고>의 한 꼭지인데 교육생이 가장 힘들어했다. 그런데 끝나고 나서 “정말 감동이었다”라는 반응이었다. 

윤일향 이사장은 “많은 모델들이 젊게 보이려고 하죠. 그런데 시니어 그 자체의 모습에서 우러나올 수 있는 멋을 끌어내고 싶었어요. 시니어 패션모델은 아마추어입니다. 그동안 무대에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분도 있구요. 그런 분들을 단기간 교육해서 무대에서 패션쇼를 해야 합니다. 모델로서 필요한 많은 것을 요구하고 연습해야만 했어요”라고 말한다. 
패션쇼 첫 무대에서 시니어 모델이 뮤지컬 <시카고>의 장면을 선보였다. ⓒ윤혜숙
패션쇼가 열리는 성수아트홀에 도착했을 때 한창 리허설이 진행 중이었다. 윤일향 이사장의 주문에 따라 모델이 무대에 등장하고 있었다. 무대에서 당당하게 워킹하는 그들을 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이 연습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무대에서 리허설하는 시니어 모델의 표정엔 긴장이 역력해 보였지만, 나이에서 오는 여유가 엿보였다. 
드디어 패션쇼가 막을 열었다. 첫 무대는 뮤지컬 ‘시카고’의 한 장면을 선보였다. 무대에 등장한 모델들이 음악에 맞춰서 일제히 춤을 췄다. 무대에 오른 모델들이 군무를 추는 모습에 객석의 관객들도 덩달아 환호했다.
  • 시니어 패션모델 1기와 2기 선후배가 함께 하는 패션쇼 ⓒ윤혜숙
  • 1기 선배 모델이 무대에 나와서 후배 모델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윤혜숙
  • 객석에 앉아 있는 자녀가 무대에서 워킹하는 엄마를 향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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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모델 1기와 2기가 함께 워킹하는 패션쇼였다. 선후배의 등장으로 무대는 꽉 찼다. 작년 1기였던 선배 모델이 무대에 나와서 응원의 말을 전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객석에 있는 모델 가족들이 소감을 말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동안 아내로, 엄마로 살아오다가 무대에서 모델로 워킹하는 당당한 모습에 가족들도 울컥하면서 아낌 없는 응원을 보냈다.
각자 준비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서 워킹한 시니어 모델들 ⓒ윤혜숙
마지막은 모델 2기가 펼치는 패션쇼였다. 각자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서 무대 중앙으로 나와서 포즈를 취한 뒤 무대의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으로 이동하는 순서였다. 서로 엇갈릴 법도 한데 모델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전문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무대에서 넘어지거나 실수해서 흐름이 끊기지 않을까 긴장하며 무대를 지켜봤다. 하지만 보란듯이 시니어 모델들은 이번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주인공인 시니어 모델의 워킹도 좋았지만, 그분들의 워킹을 빛나게 해주는 무대 뒤편의 영상, 화려한 조명, 세심한 콘티 등 무대를 돋보이게 해주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뒷받침되었다.
시니어 모델로서 패션쇼에 출연하는 엄마를 객석에서 응원하고 있다. ⓒ윤혜숙
객석에서 직접 제작한 플래카드를 흔들면서 응원하는 김정현 씨가 눈에 띄었다. 그는 시니어 패션모델로 무대에 서는 엄마를 응원하기 위해서 참석했다. 

“이번에 엄마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 처음에 엄마가 지원하겠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어요. 엄마의 다른 면모를 알게 되었고, 엄마에게 숨겨진 끼가 있다는 것도 알았어요. 엄마가 무대에 서기까지 집에서 워킹을 연습하고 옷을 고를 때도 제가 옆에서 조언하고 도움을 드렸어요”라는 김정현 씨의 말에 엄마를 향한 사랑이 전해졌다. 김정현 씨는 나중에 엄마의 나이인 60세에 엄마가 그랬듯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시니어 모델이라면 자연스럽게 나이든 모습으로 당당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게 기본이다. ⓒ윤혜숙
패션쇼가 끝난 뒤 무대에서 패션쇼를 펼쳤던 장은혜(64세) 씨를 만나서 일문일답을 나눠봤다. 장은혜 씨는 결혼 후 근무했던 어린이집을 그만 두고 주부로서 지내다가 지금 초등학교 방과 후 과정에서 아이들 대상으로 전통 놀이를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Q. 시니어패션모델로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나이가 들면서 어깨가 구부정해지고 거북목이 생겨서 모델 교육을 받으면 자세를 교정할 수 있겠다는 바람으로 지원했어요. 4개월 가량 교육받으면서 바른 자세로 걷다 보니 자세가 교정되었어요. 가슴을 펴고 배에 힘을 주고 걸으니 다리에도 힘이 생겼어요. 자세 교정을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특강을 들으면서 춤, 연기 등을 배우니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더구나 평소 저 혼자라면 할 수 없었던 화장도 제대로 해보고, 드레스 같은 예쁜 옷도 입어보니 매주 금요일이 기다려졌어요.
Q. 이번에 시니어 패션모델로 교육에 참가하면서 얻은 게 있을까요?
A. 그동안의 제 삶을 돌이켜보면 지금처럼 즐겁게 생활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서 금요일 오전에 수업 받고 월·화요일에 연습하면서 꽤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어요. 그런데 그 과정이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거웠답니다. 제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일을 찾은 거라서 온전히 거기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Q. 시니어모델 양성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있을까요?
A. 저는 일자로 걷는 게 힘들었어요. 다리에 힘이 생겨야 일자로 걷는 게 수월한데, 처음엔 다리에 힘이 없었거든요. 저는 일자로 걷기까지 연습도 많이 하고 시간도 많이 걸렸어요.

Q. 시니어 패션모델로 지원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A. 남편은 '저러다 도중에 포기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켜봤대요. 그런데 제가 끝까지 교육을 받고 오늘 무대에서 패션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럽다고 하네요. 드레스를 옮기고 할 때 남편이 운전해 주면서 로드매니저 역할을 해줬어요.

Q. 시니어 패션모델로 첫 무대에서 런웨이 했는데요. 향후 계획이 있을까요?
A. 제가 전문 모델로서 무대에 설 기회는 없겠지만, 대신 재능 기부 형태로 무대에 설 기회가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참가할 겁니다. 12월 20일에 성동구50플러스센터에서 성과공유회를 열 때 무대에서 공연할 예정입니다. 교육받을 때 배웠던 춤을 출 겁니다.
시니어 모델마다 무대의 중앙으로 걸어와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각자 달랐다. ⓒ윤혜숙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니어 패션모델 교육에 50명이 참가했다. (사)한국시니어패션모델협회는 성동구 어르신복지과와 함께 ‘시니어 모델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또한 성동문화재단과 함께 하는 ‘브라보 마이 시니어 프로그램’도 있다.

시니어 모델로 지원해서 선정된다면 교육을 받고, 패션쇼 무대에서 런웨이할 수 있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모델이 자신한테 맞으면 협회에 가입해서 정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성동구 소식지에 나오는 모델이 협회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모델이다. 또한 전문 모델로서 패션쇼나 패션위크에 참가할 수도 있다.
시니어 모델은 패션쇼 무대에서 하이힐을 신고 일자로 걸어야 한다. ⓒ윤혜숙
(사)시니어패션모델협회 윤일향 이사장에게 궁금한 점을 더 물어봤다.

Q. 시니어 패션모델로서 갖춰야 할 기본은 무엇일까요?
A. 시니어모델에게 항상 말씀드리는 게 있습니다. 흰머리, 주름살, 나이가 여러분의 가장 큰 무기라고요. 그래서 과도한 성형, 염색을 안 하시는 게 좋고 그 다음에 나이를 줄이지 말라고 말씀드려요. 그 자체가 시니어의 빛나는 자원이에요. 자신만의 정체성이 거기서 나오는 거거든요. 시니어 모델은 키가 크고 좋은 옷에 진한 화장을 하는 게 매력이 아닙니다. 자신의 나이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Q. 이번 패션쇼에서 시니어 패션모델이 가장 많이 실수한 게 무엇인가요?
A. 제가 늘 시니어 모델에게 앞을 똑바로 보라고 주문하거든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시라고요. 정면을 응시하고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요. 시니어 모델들은 지금의 젊은 세대완 굉장히 다른 삶을 사셨잖아요. 항상 조연으로만 사셨어요. 그래서 정면을 응시하는 게 쉽지 않으신 것 같아요. 하지만 거기에서 시니어 모델의 빛이 나오거든요.

Q. 모델을 꿈꾸는 시니어가 의외로 많은 것 같아요. 그분들을 위해서 조언해 주신다면요?
A. 누구든지 도전해 보면 삶이 많이 바뀌는 걸 경험하실 거예요. 마음가짐이 바뀌면서 내 외모나 신체적인 조건이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또 모델의 자세로 워킹하면서 기초대사량을 끌어 올려주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건강해집니다. 시니어 모델로 도전해 보세요. 건강해지고 활력 넘치고 예뻐집니다.
패션쇼 무대에 출연했던 모든 시니어 패션모델이 무대에 나와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혜숙
해외에서도 K-시니어 모델의 인기가 많다고 한다. 우리의 생활 방식이 서구인에 비해 노화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각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운동 및 교육 프로그램도 한몫하고 있다. 덕분에 시니어가 건강을 유지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다. 

과거 모델을 꿈꾸었던 적이 있다면 시니어 모델로서 그 꿈을 실현해가면 어떨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도전해보자. 여러분의 꿈을 서울시와 여러분이 거주하는 자치구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시니어 패션모델 양성과정

출처: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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