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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가 중증 장애인에게 배드민턴을 지도하고 있다. ©김윤경
“바닥에 녹색 표시된 곳 보이죠? 여기에 셔틀콕을 넣겠다고 생각하면서 해 보세요.” 강사의 말에 수강생이 라켓을 휘둘렀다. 포물선을 그리며 셔틀콕이 날아갔다. 순간 안세영 선수 못지 않은 동작이 보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강사는 셔틀콕을 받아치며 “처음보다 많이 늘었다”고 칭찬했다.
용산구문화체육센터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배드민턴과 수영 등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워터랜드도 개최해 큰 호응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서울시 올해 ‘약자 동행지수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약자 동행지수 사업’은 자치구와 지원 기관들이 복지 수혜자의 의견을 듣고 보완점과 수혜자가 더 필요로 하는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 4월 4일에는 약자동행 현장평가단 등의 심사를 거쳐 약자와의 동행 시, 구, 투자·출연 기관의 우수사례를 선정해 발표했다.

용산구문화체육센터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배드민턴과 수영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김윤경
곧 다가올 장애인의 날(4월 20일)이 있어서였을까. 우수사례 중 용산구시설관리공단의 ‘사회적 약자, 배려 대상자 체육, 문화 활동 지원사업’이 궁금해 현장을 찾았다. 용산구문화체육센터 대강당에 들어서자 중증 장애인들이 배드민턴 연습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네트 위로 셔틀콕이 날아다녔다. 개인 연습을 하다가 한 명씩 강사에게 일대일 지도를 받았다. 잠시 힘들면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약자 동행지수 우수사례’는 시민 체감도와 창의성 및 개선성, 홍보 및 자원 활용 협업 정도 및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의 사업은 사회적 약자 및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장애인을 비롯해 노약자,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등에게 체육 및 문화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지역사회 통합 실현을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됐다. 더욱이 구청 및 체육센터, 장애인 단체 직원 및 자원봉사자가 다 함께 노력해 비용을 절감했고 지속적이며 만족도가 높았던 점도 큰 몫을 했다.
이 사업을 시작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동안 용산구 지역 내 사회적 약자들이 즐길 체육 및 문화 활동 참여 시설의 부재, 시설 사용에 대한 요구가 빈번해졌다. 이에 따라 사회적 약자들의 공공 체육시설을 활용한 참여 기회 및 사회통합 실천의 선제적 대책 수립이 절실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용산구 시설관리공단의 천인범 담당자에게 물었다.
서울시의 ‘약자 동행지수 우수사례’는 시민 체감도와 창의성 및 개선성, 홍보 및 자원 활용 협업 정도 및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의 사업은 사회적 약자 및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장애인을 비롯해 노약자,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등에게 체육 및 문화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지역사회 통합 실현을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됐다. 더욱이 구청 및 체육센터, 장애인 단체 직원 및 자원봉사자가 다 함께 노력해 비용을 절감했고 지속적이며 만족도가 높았던 점도 큰 몫을 했다.
이 사업을 시작한 배경은 무엇일까. 그동안 용산구 지역 내 사회적 약자들이 즐길 체육 및 문화 활동 참여 시설의 부재, 시설 사용에 대한 요구가 빈번해졌다. 이에 따라 사회적 약자들의 공공 체육시설을 활용한 참여 기회 및 사회통합 실천의 선제적 대책 수립이 절실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용산구 시설관리공단의 천인범 담당자에게 물었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 용산구문화체육센터 천인범 담당자 ©김윤경
“저희는 사업 홍보를 잘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구청에서 담당 주무관님이 서울시에 이런 사업이 있다고 말씀하셨고 필요하다면 해보자 한 거죠.” 계기는 소소했다. 사회 공헌을 하겠다는 거창한 게 아니라 공간, 시간상으로 제약이 많은 사회적 약자에게도 문화와 체육을 누리며 함께 할 기회를 만들자는 의미였다. 그래서 크게 홍보도 하지 않았지만, 진심이 통했는지 단체나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장애인 배드민턴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윤경
이곳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어떤 사업을 하고 있을까.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장애인 배드민턴과 장애인 수영 교실을 열고 있어요. 또 다문화 여성 어머니 농구단과 여성 축구단에 시설을 제공하고 있고요. 저소득층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장애인 수영은 2018년, 장애인 배드민턴은 올해 처음 시작했다. 담당자는 정기적인 장애인 배드민턴과 수영 수업 외에도 다양한 특강과 행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여성 농구단과 축구단에서 장애인을 위한 농구, 축구 특강을 한단다. 선순환이다. 그중에서도 그는 워터랜드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장애인 수영은 2018년, 장애인 배드민턴은 올해 처음 시작했다. 담당자는 정기적인 장애인 배드민턴과 수영 수업 외에도 다양한 특강과 행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여성 농구단과 축구단에서 장애인을 위한 농구, 축구 특강을 한단다. 선순환이다. 그중에서도 그는 워터랜드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난해 열린 워터랜드. 장애인들은 휠체어에서 커다란 보드로 옮겨 타 이동했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
“2022년부터 여름철에는 이틀 동안 워터랜드를 열고 있어요. 워터 슬라이드랑 버블 폼 기계를 대여해 센터 지하 수영장에 설치했지요. 첫날은 발달 장애인과 지체 장애인, 둘째 날은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했었죠.”
워터랜드를 진행하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인원수를 제한하고 발달 장애인과 지체 장애인을 따로 운영했다. 보통 생각하지 못하는 풍경도 있다. 수영장에 휠체어와 함께 들어갔다. 풀 안에서 휠체어는 가라앉지만, 사람은 부력으로 뜨게 된다. 그러면 안내자들이 장애인을 커다란 보드로 옮겨 떠다닐 수 있게 했다. 이런 여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었고 각 환경에 따른 구체적인 안전 대책을 세워 모의훈련을 했다. 처음에는 안내하는 직원들이나 관계자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단다.
워터랜드를 진행하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인원수를 제한하고 발달 장애인과 지체 장애인을 따로 운영했다. 보통 생각하지 못하는 풍경도 있다. 수영장에 휠체어와 함께 들어갔다. 풀 안에서 휠체어는 가라앉지만, 사람은 부력으로 뜨게 된다. 그러면 안내자들이 장애인을 커다란 보드로 옮겨 떠다닐 수 있게 했다. 이런 여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었고 각 환경에 따른 구체적인 안전 대책을 세워 모의훈련을 했다. 처음에는 안내하는 직원들이나 관계자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단다.

워터랜드에서 장애인들과 봉사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
“초반 봉사할 사람을 모집하는 게 어려웠어요. 솔직히 주말에 나와 일한다고 인센티브 같은 건 없으니까요. 그런데 행사하고 나면 직원들이 느끼는 점이 정말 많은 거예요.”
그동안 갖고 있던 편견이나 생각이 달라지며 자연스레 인식 개선이 됐다. 초반에는 장애인과 함께 물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 싶은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은 안전하다면 더 즐거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점은 프로그램 홍보에도 영향을 줬다. 장애인이라고 의식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소개하니 주변에서도 이곳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 더욱이 로비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오가며 함께 어울릴 수 있었다.
그동안 갖고 있던 편견이나 생각이 달라지며 자연스레 인식 개선이 됐다. 초반에는 장애인과 함께 물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 싶은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은 안전하다면 더 즐거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점은 프로그램 홍보에도 영향을 줬다. 장애인이라고 의식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소개하니 주변에서도 이곳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 더욱이 로비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오가며 함께 어울릴 수 있었다.

용산구문화센터 담당자가 핸드폰 속 워터랜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김윤경
“장애인복지관이나 종합복지관을 제외하고 장애인 정규 프로그램과 행사를 많이 하는 곳이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저희가 꾸준히 이어 나간 점이 우수사례 선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요?”
담당자에게 ‘약자 동행지수 우수사례’에 선정된 이유를 묻자 조심스레 대답했다. 사실 우수사례에 선정될 만큼 훌륭한 사유들은 많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 장애인 딸의 아빠는 감사해 했다. 더운 여름 타인에게 폐가 될까 수영장에 가는 것도 어려워 했는데 아내와 딸이 워터랜드에서 에어바운스 슬라이드를 20번이나 타고 왔다며 자랑했단다. 또 다문화 여성농구단원 또한 다문화 농구단의 문화적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운동 시설을 제공해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담당자에게 ‘약자 동행지수 우수사례’에 선정된 이유를 묻자 조심스레 대답했다. 사실 우수사례에 선정될 만큼 훌륭한 사유들은 많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 장애인 딸의 아빠는 감사해 했다. 더운 여름 타인에게 폐가 될까 수영장에 가는 것도 어려워 했는데 아내와 딸이 워터랜드에서 에어바운스 슬라이드를 20번이나 타고 왔다며 자랑했단다. 또 다문화 여성농구단원 또한 다문화 농구단의 문화적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운동 시설을 제공해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로비에 있는 작은 서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김윤경
올해부터는 공단 최초로 임산부 생활체육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출산 전후로 나눠 무상으로 기구 필라테스 및 트레이닝 요가까지 받을 수 있다. 또 장애인 프로그램은 현재 인근 장애인 단체에서 참여하지만, 장애인 등록증이 있는 장애인이라면 상관없이 들을 수 있단다.
“한 지체장애인이 수영장 물속에서 큰 소리를 내시는 거예요. 저희 직원들이 모두 놀라 빨리 끝내야겠구나 싶어 막 뛰어갔죠. 그랬더니 보호사가 저분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기분이 좋아 소리를 지른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모두 그제야 그 의미를 알게 됐죠. 사소한 점이라도 함께 하다 보면 서로 잘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한 지체장애인이 수영장 물속에서 큰 소리를 내시는 거예요. 저희 직원들이 모두 놀라 빨리 끝내야겠구나 싶어 막 뛰어갔죠. 그랬더니 보호사가 저분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기분이 좋아 소리를 지른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모두 그제야 그 의미를 알게 됐죠. 사소한 점이라도 함께 하다 보면 서로 잘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용산구문화센터 건물 ©김윤경
한편, 서울시는 불평등 및 양극화, 신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고자 2022년부터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했다. 이후 1년여 간의 연구 과정을 거쳐 2023년 ‘약자 동행지수’를 개발했다. 약자 동행지수는 약자를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 실제 도움이 되는지 수치로 평가하며 결과에 따라 정책개발 및 예산편성에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다. 생계-돌봄, 주거, 의료-건강, 교육-문화, 안전, 사회통합의 6개 영역, 10대 중점과제, 50개 세부 지표로 구성됐다.
이를 기반으로 전문가와 시민 등 100인을 약자 동행지수 평가단으로 꾸려 우수사례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2배 넘는 113건이 접수됐다. 용산구 사례 이외에도 신혼부부 미리내집이나 서울런, 올빼미 버스 등이 선정됐다. 서울시는 향후 더욱 다양한 시와 자치구의 약자 동행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공유 확산해 더 살기 좋은 서울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전문가와 시민 등 100인을 약자 동행지수 평가단으로 꾸려 우수사례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2배 넘는 113건이 접수됐다. 용산구 사례 이외에도 신혼부부 미리내집이나 서울런, 올빼미 버스 등이 선정됐다. 서울시는 향후 더욱 다양한 시와 자치구의 약자 동행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공유 확산해 더 살기 좋은 서울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 배드민턴 수업을 받고 있다. ©김윤경
언젠가 어느 장애인이 말했던 기억이 난다. 외국에 있을 때는 장애인이라고 의식한 적이 없었지만, 돌아와 길거리를 다닐 때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단다. 예전에 비하면 아주 좋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신경이 쓰여 의식한다고 했다.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서울이 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앞으로 좋은 약자 동행 우수사례들이 많이 발굴돼 모든 사회적 약자들과 더 많은 면에서 함께 누리는 서울이 되길 바란다.
용산구문화체육센터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 350
○ 교통 : 지하철 6호선, 경의중앙선 효창공원앞역 5번 출구에서 441m
○ 운영일시 : 월~금요일 10:00~22:00, 토·일요일(2, 4번째) 06:00~18:00
○ 휴무일 : 매달 1, 3, 5번째 일요일
○ 누리집
○ 문의 : 02-707-2492
○ 교통 : 지하철 6호선, 경의중앙선 효창공원앞역 5번 출구에서 441m
○ 운영일시 : 월~금요일 10:00~22:00, 토·일요일(2, 4번째) 06:00~18:00
○ 휴무일 : 매달 1, 3, 5번째 일요일
○ 누리집
○ 문의 : 02-707-2492
출처: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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