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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보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축소된다! 운전면허 종류별 시험장 어디?

by 여.일.정.남 2025.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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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88) 종합 면허시험장 역할 내려놓은 강남, 특수면허 시험장으로 떠오르는 강서
운전면허증 견본 ©한국도로교통공단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운전면허증은 필수 자격증으로 여겨진다. 대중교통이 발달한 서울에서 산다면 젊을 때는 운전면허가 필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정을 꾸리고 자녀가 생기거나 노부모님을 봉양해야 한다면 자동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운전면허는 크게 1종과 2종으로 나뉜다. 운전면허 시험 응시생에게 1종은 1톤 트럭, 2종은 승용차로 시험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건 부수적인 것이고 원래 1종과 2종은 사업용이냐 비사업용이냐로 구분되는 것이다. 여기서 ‘사업’이란 본인이 직장인이 아닌 사업가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운수(運輸)사업을 말한다. 즉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자기 사업에 쓰려고 일정 크기 이하의 차를 운전할 때는 2종 면허만 있어도 된다. 하지만 자동차를 이용해 사람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고 돈을 받는 운수사업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1종 면허가 필요하다.

그런데 택시는 운수사업이라 기사에게 1종 면허가 필요하지만, 정작 1종 운전면허 시험은 택시가 쓰는 승용차가 아닌 트럭으로 치르는 것이 모순으로 지적되어 왔다. 게다가 택시기사 조건을 1종 면허 소지자로 제한하다 보니 가뜩이나 심각한 택시기사 구인난이 더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비사업용인 2종 면허 보유자도 택시를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
1종 특수 대형 견인 시험 장면 ©한국도로교통공단
한편 운전면허를 구분하는 또 다른 기준이 보통과 특수다. 흔히 보이는 일반적인 차량을 몰 때 필요한 보통 면허와 달리 특수 면허는 특수목적 차량을 운전할 때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견인차와 구난차를 말한다. 견인차란 다른 차를 끌고 다니는 차량이며, 구난차는 흔히 ‘렉카’라고 부르는, 고장난 다른 차를 들어서 옮기는 차를 말한다. 차에 소형 크레인이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1종에는 대형, 2종에는 소형도 있는데, 1종 대형은 대형버스, 2종 소형은 대형 오토바이로 시험을 치른다. (소형 오토바이는 2종 원동기)

이렇게 운전면허의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운전면허시험장마다 볼 수 있는 시험의 종류가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1종 보통과 2종 보통은 기본적인 면허이므로 전국의 모든 면허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하지만 특수 면허는 별도의 전용코스를 사용하므로 더 넓은 면적이 필요하다. 그래서 면허시험장이 좁으면 여러 종류의 시험을 치르기가 어렵다.

이러한 면허시험장들 중에서 모든 종류의 운전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곳을 종합운전면허시험장이라고 부른다. 1-2종 보통, 1종 대형, 1종 대형 견인, 1종 구난, 1종 소형 견인, 2종 소형, 2종 원동기, 2종 다륜 원동기 총 8종류의 시험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1종 보통과 2종 보통은 다른 면허이지만, 코스가 동일하므로 묶어서 취급한다. 이렇게 8종류의 시험을 모두 치를 수 있는 종합면허시험장은 규모도 크고, 그 지역을 대표할만한 시험장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우리나라의 종합운전면허시험장은 권역별로 1개씩만 있었다. 중부권의 문경시험장, 영남권의 부산남부시험장, 호남권의 광양시험장, 그리고 제주시험장이다. 그리고 수도권에는 서울의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이 종합면허시험장이었다.
탄천 둔치에 설치된 강남운전면허시험장 ©한국도로교통공단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이 종합시험장이 된 것은 땅을 구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모든 운전면허 코스를 확보해야 하는 종합운전면허시험장은 넓은 땅이 필요한데, 개발밀도가 높고 땅값이 비싼 서울에서 이렇게 땅을 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은 탄천 둔치에 코스를 만들어 운영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은 천혜의 입지를 갖고 있다. 운전면허시험장들은 대체로 도심지에서 떨어진 경우가 많은데, 삼성역 남동쪽에 위치한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은 서울의 대표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강남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회사 밀집 지역이라 많은 직장인들이 가까이 있는 면허시험장을 활용할 수 있다. 면허시험장은 면허시험만 보는 게 아니라 면허증 갱신, 재발급, 국제면허증 발급, 각종 교육 등도 함께 하는 곳이기에 그러하다.

또한 강남면허시험장은 강남경찰서와 바로 붙어있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점이었다. 운전면허의 근거법은 경찰청 관할인 도로교통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이전에는 경찰청에서 직접 운전면허시험을 관리했었다. (현재는 경찰청 산하의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 주관)
서울의 4개 운전면허 시험장 건물 ©한국도로교통공단
이렇게 서울에는 운전면허시험장이 4개나 있지만 그중에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은 모든 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종합운전면허시험장이었다. 그렇기에 강남시험장은 서울을 대표하는 면허시험장, 수도권을 대표하는 면허시험장, 노래 ‘강남스타일’로 강남이 세계에 알려진 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운전면허시험장이었던 것이다. ☞ [관련 기사] 서울시내 운전면허시험장 4곳 전격 비교

그런데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여름이 되면 폭우가 내리면서 탄천의 수위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면 기능시험장이 침수되어 쓸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물이 빠져도 시험코스를 바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청소도 하고 각종 기기의 정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돈과 시간이 모두 낭비되었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청소 장면 ©한국도로교통공단
결국 운전면허 시험 당국에서는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의 기능을 서울에 있는 나머지 3개 운전면허시험장으로 분산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일단 1종 보통과 2종 보통은 우리나라 모든 면허시험장에서 치를 수 있는 기본 면허인 만큼 계속 응시가 가능하다. 하지만 1형 대형과 1종 특수 면허는 이전된다.

우선 1종 대형(버스)은 그동안 강서를 제외한 강남, 도봉, 서부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이전에 따라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의 면허 시험용 차량은 도봉과 서부 등으로 이동되었다. 이를 통해 시험 횟수를 늘리는 등 1종 대형 면허 시험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강서운전면허시험장 ©한국도로교통공단
주목되는 것은 특수면허다. 1종 대형과 달리 1종 특수는 서울 4개 시험장 중 강남만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이다. 이 강남면허시험장의 특수면허 시험을 받아간 곳은 바로 강서운전면허시험장이다. 다만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원래부터 1종 대형을 치르지 않는다. 결국 과거 강남에 집중되었던 권한을 대형과 특수로 나누어 분산한 셈이다.

그동안 강서운전면허시험장은 서울의 4개 운전면허시험장 중 면적도 작고, 시행하는 면허시험의 종류도 적은 소규모 운전면허시험장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강남시험장의 특수면허를 받아가면서 중요 면허시험장으로 새롭게 떠오르게 된 것이다.

실제로 서울보다 면적은 17배나 넓고 인구도 더 많은 경기도에는 운전면허시험장이 서울보다 적은 3곳뿐이다. 그나마 용인과 의정부에서는 특수면허를 치르지 않고, 안산에는 소형 견인 면허시험을 볼 수 없다. 결국 특수면허가 들어온 강서운전면허시험장은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도에 있는 특수면허 응시생까지 관심을 갖는 중요한 면허시험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 [관련 기사] 캠핑족 위한 '소형 견인차 면허' 생겼다
1종 특수 구난차 시험 장면©한국도로교통공단
현재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는 북쪽에 사용하지 않는 옛 기능코스가 남아있는데, 이곳을 특수면허 시험장으로 개조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이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 있던 특수면허 응시용 차량은 이쪽으로 이동된 상태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의 대형과 특수면허 시험은 작년 10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종료하였다. 아울러 당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서 특수면허 시험을 재개할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시험장 준비 관계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접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시험장 설정이 늦어지는 이유는 이번에 특수면허 시험장을 이전하면서 'RTK GNSS'라는 새로운 채점시스템을 도입하기 때문이다. 원래 운전면허시험의 기능코스는 검지선이라는 검은 선을 코스 가장자리에 설치해두고 응시차량 바퀴가 이를 밟으면 코스 탈선으로 인식하여 감점을 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기능코스 가장자리에 설치되는 검지선과 에어소자 ©한국도로교통공단
코스 가장자리 검지선은 공기압 방식이다. 고무재질(잠수복에 쓰이는 네오프렌 소재)의 검지선은 호스처럼 속이 비어 있는데 시험차량의 바퀴가 밟으면 공기압이 높아지며, 이를 에어소자(센서)가 전기신호로 바꾸어서 바퀴가 검지선을 밟았음을 시험 관제실 컴퓨터에 알려준다.

그런데 검지선은 운전면허시험 중 자주 밟히다 보니 필연적으로 고장이 날 수밖에 없다. 특히 방향전환코스(T자 코스)의 경우 가장자리 안쪽 1차 검지선에 도착한 후 후진을 할 때, 검지선 위에서 바퀴를 돌리는 경우(대형견인 시험 등)가 있다. 이러면 고무재질의 검지선이 바퀴의 마찰력을 크게 받으면서 손상을 입기 쉽다.

이에 따라 검지선이 처음부터 고장이 나 있었으면 시험 검정원이 응시차량 옆을 따라다니면서 눈으로 보고 탈선 판정을 내린다. 또한 일시적인 고장이라면 검지선을 밟아도 운 좋게 탈선이 인식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시비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코스를 통과하면서 일어나는 차량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중에 시비를 가리기 위한 움직임 재현이 불가능하다. 명백한 탈선의 경우에는 시험 응시자가 할 말이 없지만, 간혹 애매한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응시자로서는 항의도 못하고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든 채 시험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
실시간 이동측위 범지구 위성항법 시스템 소개 ©서울시
그래서 운전면허 당국에서 도입하는 것이 RTK(Real Time Kinematic 실시간 이동측위)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범지구 위성항법 시스템) 채점기이다. 이 장치는 GPS같은 지리정보 인공위성을 통해 받은 정보를 가지고 지상 기준국을 통한 위치보정을 하여 차량의 움직임을 1cm 수준의 정확도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코스 가장자리에 검지선을 설치하지 않아도 차량이 코스를 벗어났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방식을 쓰면 설치와 유지보수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검지선 매설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차량의 움직임이 모두 컴퓨터에 저장되므로, 나중에 차량의 움직임을 모니터 상에서 모두 재현해볼 수 있다. 따라서 탈선 판단에 대한 시험장과 응시자 사이의 논란과 민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즉 운전면허 시험에도 프로 스포츠 경기 같은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 있던 특수면허 시험을 강서운전면허시험장으로 이전하면서, 강서시험장에는 RTK GNSS 방식 채점기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정밀한 측위(測位)가 핵심인 만큼 충분한 검증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시민들이 특수면허 시험을 보려면 안산이나 인천시험장까지 가야하는 불편이 생기고 있는데, 조만간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강서시험장에서 특수면허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1종 대형 기능시험 코스도 ©한국도로교통공단
해방 직후엔 엄청난 부유층이 아니면 자가용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던 것이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고 전국에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마이카 시대'가 도래했다. 사회에 자동차가 보편되는 '모터리제이션(Motorization)'이 일어난 것이다. 자동차의 보급은 이동의 활성화를 가져오면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물류 효율성을 높였다. 반면 교통 혼잡과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교통사고가 늘어나는 부작용도 있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발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사람이며,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과거 운전면허 시험은 실무적 능력을 평가하는 도로주행시험이 없었고, 기능시험은 S자 후진 등 과도하게 복잡했다. 운전면허시험장도 아무데나 못 가고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만 시험을 쳐야 하는 경직성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주소지에 따른 시험장 제한이 사라지고(1994년), 도로주행시험이 도입(1997년)되는 등 여러 발전이 있었다. 
시험장별 응시가능종목 표(강서시험장 특수면허는 추후 실시 예정) ©한국도로교통공단
서울의 운전면허시험장은 버스는 물론 특수면허까지 가능한 강남과 버스면허(1종 대형)까지만 가능한 서부와 도봉, 그리고 버스와 특수 둘 다 없는 강서의 ‘1강 2중 1약’ 체제였으나, 이번에 강남의 시험이관으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 강서 특수는 있지만 버스가 없고, 서부와 도봉 버스는 있지만 특수가 없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강남은 8개 시험을 모두 보는 종합시험장에서 ‘1, 2종 보통’ 1개만 보는 초소형 면허시험장으로 축소되었다. 전국의 27개 면허시험장 중에 1, 2종 보통 시험 딱 한 가지만 볼 수 있는 면허 시험장은 부산북부면허시험장과 강남면허시험장 딱 둘 뿐이다. 이렇듯 과거와 달리 새롭게 변화한 서울의 4개 운전면허시험장 체제가 향후 서울의 자동차 운전문화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세 줄 요약! 
○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은 모든 종목을 볼 수 있는 종합시험장이었지만, 작년 11월에 1,2종 보통만 가능한 소형 시험장으로 바뀌었다. 
○ 1종 대형(버스) 시험은 서부와 도봉, 1종 특수(견인차, 구난차) 시험은 강서(예정)에서 볼 수 있다. 
○ 강서시험장 특수면허에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첨단 채점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출처: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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