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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이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문을 열었다. ©김미선
과거 군사정권 시절, 국가 폭력을 상징하는 공간인 남영동 대공분실이 리모델링을 거쳐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문을 열었다. 수많은 학생과 민주화 인사들을 비롯해 무고한 시민들이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던 역사적인 장소다. 6월 10일 오전 10시, ‘다시,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제38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및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식이 열렸다

제38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 및 민주화운동기념관 개관식이 열렸다. ©김미선
지하철 1호선 남영역 플랫폼에서 작은 창들이 여럿 있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이 보인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민주인권기념관에서 다시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민주광장에서 펼쳐진 행사는 대동놀이로 시작을 알렸다. 전국 곳곳에서 타올랐던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이어서 민주화운동 당사자들과 미래세대들이 함께 애국가를 제창하며 그 시간을 기렸다. 제막식이 이어지고, 기념공연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노래가 울려 퍼졌고, '그날이 오면'을 제창하며 기념식은 막을 내렸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상설전시 및 특별전시가 진행되는 'M(Museum)1', 옛 남영동 대공분실 'M(Museum)2', 교육동과 민주마루가 있는 'E(Education Building)' 건물로 나뉜다.
‘역사를 마주하는 낮은 시선’이라는 의미를 담은 M1 전시실에서는 <한국민주화운동>, <민주의 기억>, <민주의 어제 그리고 내일>의 전시로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확인하며 민주화운동의 주요 사건들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분수령!’이라는 무용으로 역사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연기하며 몸짓으로 설명하는 도슨트 무용은 사전 예약을 통해 주말에 볼 수 있다.
지하 1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만나는 '보이는 수장고'에서는 <1987, 그날 그곳에서> 전시를 8월 31일까지 개최한다. 1987년 6·10민주항쟁 전후의 기록과 물품을 중심으로 그날의 현장을 재구성했다. ‘민주화운동 사료군’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서울 시민들이 참여한 민주화운동의 구체적 기록과 흔적을 유리창 너머의 사료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지하 2층에서는 다양한 소리가 들린다. 전시 <민주의 기억>은 사물, 노래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불러온다. 잠시 그 자리에 서서 다양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빠져본다. 또한 중앙홀에서는 개관 특별전 <민주주의, 내일을 꿈꾸다>도 진행 중이었다.
교육동인 E 건물에는 교육실과 회의실 그리고 민주마루가 조성되었다. 민주 시민을 길러내는 시민 교육의 현장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계획이다.
M1에서 M2로 이동하는 길에서 만나는 전시 <민주의 어제 그리고 내일>에서는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각자의 답을 찾아본다. 피해자들의 아픔과 흔적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기억의 통로’를 지나간다. 민주광장에서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 후문에 있던 철문을 이용해 만든 ‘열린 문’ 공공예술로 역사를 기억한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의 과거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M2’ 건물로 이동했다. 어두컴컴한 내부로 발을 딛는 순간 두려움이 밀려왔다. 김근태 당시 민주화청년연합회 의장의 전기고문과 6·10민주항쟁의 불씨가 되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통해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1층부터 4층으로 이어진 전시에서 대공분실의 고문 현장과 고문 관련 전시물을 볼 수 있었다. 사운드스케이프 기법을 도입한 ‘건축에 배인 고통의 소리를 듣다’의 소리를 듣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각양각색의 소리가 건물 곳곳에서 들렸다.
고문실로 사용했던 5층으로 올라가니 무서움은 더해졌다. 복도 양쪽 제각각의 크기로 조사실이 지그재그로 배치돼 있다. 욕조, 변기, 침대 등 조사실의 내부 구조는 조금씩 달랐고, 빨간방, 노란방 등이 확인되었다.
고(故) 박종철 열사가 고문 당했다고 알려진 9호 조사실에는 영정사진과 모교의 깃발이 놓여 있었다. 투명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 있었다. 조사실 앞에 서니 몸이 떨리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고(故) 박종철 열사가 고문 당했다고 알려진 9호 조사실에는 영정사진과 모교의 깃발이 놓여 있었다. 투명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 있었다. 조사실 앞에 서니 몸이 떨리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과거 이곳으로 끌려간 사람들은 어디인지, 몇 시인지 알 수 없었다. 눈을 가린 채 이동할 때는 청각이 발달하고, 두렵고, 무서운 공포심이 배가 된다고 한다. 5층으로 이어진 나선형 철제 계단을 오를 때, 위치감과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되어 공포감이 극에 달했을 것이다. 실제로 쿵쿵 사람 발자국 소리가 들려와 공포심은 배가 되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단, M2 공간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누리집에서 예약 후 관람이 가능하다. 도슨트 전시 해설이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암흑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들의 뜨거운 외침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민주주의 꽃을 피우기까지 우리의 역사를 낮은 시선으로 마주한다. 한국 민주주의 성취와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고, 국가 폭력의 역사를 기억하고, 지역을 넘어 세계와 연대하는 공간이었다.
암흑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들의 뜨거운 외침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민주주의 꽃을 피우기까지 우리의 역사를 낮은 시선으로 마주한다. 한국 민주주의 성취와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고, 국가 폭력의 역사를 기억하고, 지역을 넘어 세계와 연대하는 공간이었다.
출처: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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