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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보

'혹시 치매일까' 불안한 마음에, 서울시 무료 치매 조기검진 받아봤어요

by 여.일.정.남 2025.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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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행정동별로 ‘찾아가는 무료 치매선별검진’이 진행되고 있다. ©안희진

기억력에 대한 불안감, 혹시 치매일까?

“그 있잖아, 뭐였더라?”

70대 노모는 부쩍 깜빡 하는 때가 많아졌다. 항상 아침 교양 프로그램들을 즐겨 보시면서 “어떤 식품이 몸에 좋다더라”를 딸에게 알려주시는 것이 보람이자 취미였는데, 요새 들어 기억을 해내는 것이 어려우신지 계속 곰곰이 생각을 하시다가 “에이 모르겠다, 뭐라 했었는데…” 하시는 일이 잦아졌다.

노화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워낙 TV 드라마에서 치매가 단골 소재로 다뤄지다 보니, 나이 드신 엄마는 이렇게 기억을 해내지 못하는 것이 못내 불안하신 것 같았다. 치매가 단순히 기억력 감퇴를 넘어서 한 사람의 삶과 존엄성 전체를 뒤흔드는 무서운 질병이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일이 있어서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했다가 ‘찾아가는 무료 치매선별검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치매 검사가 진행되는 주민센터를 노모와 함께 찾았다. ©안희진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서울시 각 행정동마다 고령 어르신의 치매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찾아가는 무료 치매선별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 [관련 기사] 60세 이상 어르신 '무료 치매 검사'…자치구별 일정 확인하세요!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가운데에 65세 어르신 중 10%는 치매, 30%는 경도 인지장애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한다. 이에 조금이라도 조기에 치매를 발견하고 증상 악화를 지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준비된 사업이 ‘찾아가는 무료 치매선별검진’이다.
1층부터 친절하게 치매 검사 진행 장소가 안내되어 있다. ©안희진

10분의 기다림, 그 결과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찾아가는 무료 치매선별검진’이 6월에 진행되다 보니,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빨리 검사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치매안심센터에 문의를 했다. 행정동이 달라도 신분증을 가지고 내방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일정이 맞는 주민센터를 찾았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는데도 어르신들이 속속 주민센터로 오셨다. 1층에서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받아 검사가 진행되는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접수처에서 인적 정보 확인과 개인정보 동의 후, 검사 테이블로 이동하게 된다. ©안희진
검사가 진행되는 3층 다목적홀로 올라가니 함께 간 보호자는 외부에서 대기를 하고, 검사를 하는 어르신만 안에 들어가 치매 검사가 진행됐다.

어르신들이 검사를 위해 방문하게 되면 가장 먼저 접수처에서 간단한 인적 정보를 확인하고 개인정보 동의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연령과 학력을 바탕으로 인지 검사 결과에 대한 기준점을 잡기 때문에 학력 정보도 확인을 한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 등을 마치고 나면 ‘인지선별검사지’를 가지고 안내되는 번호의 테이블로 가서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지를 가지고, 각 검사 테이블로 이동하여 치매 검사가 진행된다. ©안희진
아무래도 검사를 받는 분들이 어르신이다 보니 문제지를 직접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검사관이 문제를 읽어주면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각 검사 테이블이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어르신들이 소리를 잘 듣지 못해 응답을 잘못하는 오류가 없도록 헤드폰을 착용해서 문제가 잘 들릴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인상 깊었다.
어르신들이 헤드폰을 착용하고,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안희진
검사지의 문제는 외부 노출이 불가하기 때문에 밝힐 수 없지만 간단한 문장 검사 도형 검사 등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검사 시간은 대략 10분 남짓 걸렸는데 그 자리에서 점수를 계산하여 검사 결과가 정상인지 인지 저하인지 바로 알려주신다고 한다.

검사하는 동안 보호자는 밖에서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차분히 앉아 엄마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보호자 대기석에는 나와 같이 부모님을 기다리는 분이 여럿 있었다. 서로 말을 건네지는 않았지만 ‘혹시 치매 증상이 있다고 하면 어떤 표정으로 부모님을 맞이해야 할까?’, ‘혹여라도 치매라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10분이 마치 1시간인 듯 깊은 침묵이 이어졌다.

10분 정도가 지나자 환한 얼굴로 나오는 엄마 표정만 봐도 ‘검사 결과가 정상이구나’ 알 수 있었다. 검사를 하러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살짝 긴장된 표정의 엄마가 안쓰럽기도 했는데 검사에서 ‘정상’이라는 결과를 통보 받으니 세상을 전부 얻으신 것 같은 모습이다. 집으로 가는 내내 검사하는 데 자신이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 아쉽게 어떤 문제는 틀렸는지 쉴 새 없이 얘기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 마음에 깊이 눌려 있던 ‘혹시 치매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해소된 것 같아 검사를 해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를 마치고 나면 일상에서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습관과 뇌에 좋은 음식들을 잘 정리한 안내문을 주는데 냉장고에 잘 부착해 두고 실천에 옮겨볼 예정이다.
  • 검사 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안내문을 나눠 준다. ©안희진
  • 평소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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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의 첫걸음, 서울시 든든한 치매 지원 시스템

혹시라도 이 검사를 통해 치매나 경도 인지장애 판정을 받게 되더라도 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해당 판정을 받은 분들을 대상으로 정밀 검사 및 전문의 진료 및 상담, 이후 인지 건강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어려움이 있는 가족들을 위한 상담이나 자조 모임 등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니 지역별로 진행되는 치매 조기 검진을 꼭 받아보길 추천한다.

서울시 치매 집중 조기검진

○ 대상 : 서울시 60세 이상 어르신
○ 장소 : 각 25개 자치구별 치매안심센터, 동주민센터, 노인복지관 등에서 진행
○ 일정 : 5월 서울시 조기검진 일정
○ 준비물 : 신분증
○ 비용 : 무료
 서울특별시광역치매센터

출처: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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