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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관한 ‘서울청년기지개센터’ 내부
날마다 쏟아지는 통계 결과들은 단순한 숫자들의 나열 같지만, 그 속에는 사회의 현상과 사람들의 일상이 숨어있습니다.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서울이란 도시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새 칼럼 ‘숫자로 보는 서울 이야기’를 오늘부터 연재합니다. 통계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약사이자, 데이터를 통해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숫자 한국>의 저자인 박한슬 작가가 이야기를 전할 텐데요, 지나칠 뻔했던 서울의 모습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박한슬 작가의 ‘숫자로 보는 서울 이야기’ (1) 서울의 고립·은둔 청년
미국 전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Donald Rumsfeld)는 이라크전쟁을 통해 전쟁사에도 이름을 남겼지만, 데이터과학 분야에서도 의외의 공헌을 했다. 2002년에 이루어진 이라크전쟁 관련 브리핑에서 남긴 유명한 말 때문이다. 그는 세상의 모든 정보는 3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존재한다는 걸 알고, 내용도 아는 것들(known knowns), 존재한다는 걸 알지만, 내용은 모르는 것들(known unknowns), 그리고 존재하는지조차도 모르는 것들(unknown unknowns). 이렇게만 보면 어렵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일상적인 예시로 들으면 훨씬 쉽다.
예를 들어 나는 미역국 레시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실제로 미역국을 끓일 줄 안다. 반면에 궁중요리인 구절판 레시피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실제로 구절판을 만들 줄은 모른다. 존재는 알되, 내용은 모르는 거다. 그런데 우리가 정말 곤경에 처하는 건, 존재조차도 모르는 것들 때문인 경우가 많다. 가령 이스라엘에서 정통 유대인이 서울을 방문해 식사를 대접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관계자가 묻는다. 유대인 율법에 따라 준비된 코셔 푸드(Kosher foods)가 갖춰져 있냐고. 존재조차 모르던 건 대비할 수도 없으니, 낭패를 겪을 위험이 있는 거다.
같은 기준을 우리나라에 적용해 보면, 우리에게도 ‘존재조차 모르던(unknown unknowns)’ 사람들이 있었다. 정치권에서 걸핏하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청년’을 위한다는 말이 소환되었음에도 존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던 청년들, 바로 고립·은둔 청년이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예를 들어 나는 미역국 레시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실제로 미역국을 끓일 줄 안다. 반면에 궁중요리인 구절판 레시피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실제로 구절판을 만들 줄은 모른다. 존재는 알되, 내용은 모르는 거다. 그런데 우리가 정말 곤경에 처하는 건, 존재조차도 모르는 것들 때문인 경우가 많다. 가령 이스라엘에서 정통 유대인이 서울을 방문해 식사를 대접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관계자가 묻는다. 유대인 율법에 따라 준비된 코셔 푸드(Kosher foods)가 갖춰져 있냐고. 존재조차 모르던 건 대비할 수도 없으니, 낭패를 겪을 위험이 있는 거다.
같은 기준을 우리나라에 적용해 보면, 우리에게도 ‘존재조차 모르던(unknown unknowns)’ 사람들이 있었다. 정치권에서 걸핏하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청년’을 위한다는 말이 소환되었음에도 존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던 청년들, 바로 고립·은둔 청년이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사회적·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사회참여에 어려움이 있거나,
1년 이상 장기 미취업 등으로
집 등의 한정된 공간에 고립되어 있는 청년
사회참여에 어려움이 있거나,
1년 이상 장기 미취업 등으로
집 등의 한정된 공간에 고립되어 있는 청년
이런 청년들이 사회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심지어는 왜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지도 모르다 2022년에야 서울시 차원의 실태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윤곽이 드러나게 된 거다.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권역 내 고립·은둔 청년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전체 청년인구 중 4.5%, 약 1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존재조차 모르던 상태에서 드디어 존재 여부와 내용까지 아는 상태에 도달하게 된 거다. 약자와의 동행 이전에 존재조차 모르던 약자를 발굴하는 바람직한 시도가 이루어진 것이다.
구분가구조사청년 당사자 조사심층조사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권역 내 고립·은둔 청년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전체 청년인구 중 4.5%, 약 1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존재조차 모르던 상태에서 드디어 존재 여부와 내용까지 아는 상태에 도달하게 된 거다. 약자와의 동행 이전에 존재조차 모르던 약자를 발굴하는 바람직한 시도가 이루어진 것이다.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개요(2022년 5월~12월 실시)
표본수 | ∘ 총 5,221가구 (청년 6,926명) | ∘ 총 5,513명 ※ 고립·은둔 지원기관 이용자 160명 포함 |
∘ 총 26명 |
대상 | ∘ 만19~39세 청년거주 가구 (지역, 가구원 규모, 연령 변수 고려) |
∘ 만19~39세 청년 (성별, 연령 변수 고려 추출) |
∘ 당사자 16명, 가족 4명, 지원단체 활동가 6명 |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2022년 청년 실태조사)
규모가 확인되었으니, 다음 순서는 지원 정책의 수립이다. 2024년부터 ‘서울 청년 기지개 센터’를 통해 본격적인 고립·은둔 청년 지원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심리적으로 현관문을 나서기 힘든 이들이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까지 함께 제공한다는 게 탁월한 점이다.
이런 조치는 사회적 약자인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복지 정책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산업 동력을 꺼트리는 가장 심각한 문제인 저출산 대책이기도 하다. 2024년 출생아 수가 23만 8,000명이니, 약 13만 명으로 추정되는 고립·은둔 청년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는 건 출생아 수가 1.5배로 늘어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나 정책효과 측면에서는 저출산 정책보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이 훨씬 우월하기까지 하다. 20년 이상의 육아와 보육을 거쳐야만 근로를 할 수 있는 신생아와 달리, 청년들은 고립·은둔 상태에서 벗어나면 즉시 일할 수 있는 인력이 되기 때문이다. 성장지향 복지인 셈이다.
가장 중요한 건 고립·은둔 청년들 당사자의 의지이겠지만, 이미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내몰린 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상황을 바꾼다는 건 무척 까다로운 일이다. 이를 위해 서울청년 기지개 센터에선 고립·은둔 청년 가족들에게도 문을 열어주고 있다. 고립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온라인 상호작용 프로그램이나 소규모 방문상담도 받을 수 있으니, 본인 가족이나 이웃이 이런 상황에 빠져있다면 손을 내밀어 보시는 건 어떨까.
이런 조치는 사회적 약자인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복지 정책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산업 동력을 꺼트리는 가장 심각한 문제인 저출산 대책이기도 하다. 2024년 출생아 수가 23만 8,000명이니, 약 13만 명으로 추정되는 고립·은둔 청년을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는 건 출생아 수가 1.5배로 늘어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나 정책효과 측면에서는 저출산 정책보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이 훨씬 우월하기까지 하다. 20년 이상의 육아와 보육을 거쳐야만 근로를 할 수 있는 신생아와 달리, 청년들은 고립·은둔 상태에서 벗어나면 즉시 일할 수 있는 인력이 되기 때문이다. 성장지향 복지인 셈이다.
가장 중요한 건 고립·은둔 청년들 당사자의 의지이겠지만, 이미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내몰린 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상황을 바꾼다는 건 무척 까다로운 일이다. 이를 위해 서울청년 기지개 센터에선 고립·은둔 청년 가족들에게도 문을 열어주고 있다. 고립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온라인 상호작용 프로그램이나 소규모 방문상담도 받을 수 있으니, 본인 가족이나 이웃이 이런 상황에 빠져있다면 손을 내밀어 보시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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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고립·은둔 청년 인식개선 캠페인
고립·은둔청년 지원 사업이란?
○ 고립·은둔 상황에 처해있는 청년들이 삶의 활력과 동기를 얻어, 사회로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 및 맞춤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사업
○ 지원대상자 : 서울 거주 만19~39세 고립·은둔청년 및 가족
※ 의무복무 제대군인 대상 지원기간 최대 3년 연장(복무기간별 연장기간 상이)
○ 지원내용
- 개인 심리정서적 어려움에 대한 심리지원 및 마음건강 정책 연계 지원
-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진로탐색/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
- 고립상태 해소를 위한 대인관계역량 강화, 활동형 및 체험형 프로그램
- 온라인 상호작용 프로그램, 생활습관 형성, 공동생활 및 방문상담(소규모 인원)
- 부모교육 및 멘토양성 교육(별도 모집예정)
○ 누리집 : 청년몽땅정보통
○ 문의 : 서울청년기지개센터 02-6953-2520
○ 지원대상자 : 서울 거주 만19~39세 고립·은둔청년 및 가족
※ 의무복무 제대군인 대상 지원기간 최대 3년 연장(복무기간별 연장기간 상이)
○ 지원내용
- 개인 심리정서적 어려움에 대한 심리지원 및 마음건강 정책 연계 지원
-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진로탐색/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
- 고립상태 해소를 위한 대인관계역량 강화, 활동형 및 체험형 프로그램
- 온라인 상호작용 프로그램, 생활습관 형성, 공동생활 및 방문상담(소규모 인원)
- 부모교육 및 멘토양성 교육(별도 모집예정)
○ 누리집 : 청년몽땅정보통
○ 문의 : 서울청년기지개센터 02-6953-2520
서울 청년 기지개 센터
○ 운영시간 : 월~금 10:00 ~ 18:00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이화장길 70-15, 1층
○ 주요시설 : 큰 방(프로그램실), 작은 방(동아리, 취미활동), 내 방(휴식 공간), 주방(쿠킹, 커뮤니티 공간), 거실(아름인도서관) 등
○ 인스타그램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이화장길 70-15, 1층
○ 주요시설 : 큰 방(프로그램실), 작은 방(동아리, 취미활동), 내 방(휴식 공간), 주방(쿠킹, 커뮤니티 공간), 거실(아름인도서관) 등
○ 인스타그램
출처: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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