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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보

장애인 거주시설 환경개선사업으로 확 달라진 공간 "우리집처럼 아늑해요"

by 여.일.정.남 2024.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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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뇌병변 장애인들의 소중한 보금자리인 ‘영락애니아의집’ ©김윤경
“불이 났을 때 장애인이라면 더 대피하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큰 창이 생겨 빠른 대피가 가능해졌어요.”

지난 11월 22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영락애니아의집’에서는 2개월에 걸친 서울시 장애인 거주시설 환경개선 사업을 마치고 입주식이 열렸다. 올해 청소년·중고령자 등 장애인 거주시설 4곳에 대한 리모델링이 완료된 곳 중 하나다.

공사 후 얼마나 편리해졌는지 달라진 공간을 보고 싶어서 입주식 날 ‘영락애니아의집’을 찾았다.
서울시는 장애인 거주시설 4곳에 대한 리모델링과 환경 개선을 완료하고 입주식을 개최했다. ©김윤경
리모델링 이전 모습을 사진에서 볼 수 있다. ©김윤경
‘영락애니아의집’은 1층과 지하의 복도를 넓히고 방을 여러 개로 만들어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했다. 또 무엇보다도 장애인 가족들이 만나고 함께 보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한 점이 눈에 띈다.

안으로 들어서자 로비 벽에 크게 ‘서울시 장애인 거주시설 가정형주거환경 리모델링사업’이라고 붙어 있고 곳곳에 공사 전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복도 공간이 이전보다 넓어졌다. ©김윤경
입주식을 마친 후 리모델링 후 바뀐 공간을 둘러봤다. 권선구 과장(복지지원팀)이 이곳저곳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사진 속 모습이 어딘지 찾기 어려우시죠? 이번 공사에서 통로를 넓히는 것뿐만 아니라 벽을 세우거나 기둥을 철거해 크게 바꿨거든요.” 권과장이 보여준 공사 전 사진 속 모습은 설명을 듣지 않으면 지금 공간과 구분하기 힘들었다.
바닥에 단차를 없애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김윤경
  • 벽을 시스템 수납장으로 만들었다. ©김윤경
  • 수납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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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복도가 참 좁았는데 리모델링 이후 넓어졌어요. 또 전에는 단차가 있어 간이 경사로를 사용해야 했는데요. 이번에 단차를 없애 휠체어가 다니기 훨씬 수월해졌어요. 벽은 손잡이 없는 시스템으로 수납장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요.”

권 과장이 복도 벽을 가볍게 미니 수납장이 나왔다. 단순한 벽인 줄 알았던 곳이 수납장이라니 놀라웠다.

“넓은 휠체어가 지나갈 때는 계속 문을 긁으면서 갔어요. 장애인 보장구는 수리비도 굉장히 비싸고, 문도 많이 훼손되었죠. 또 바닥에 단차가 있어 경사로를 이용해야 했던 불편도 있었는데요, 이제는 그럴 걱정이 없어졌어요.”
‘후암동 370’은 장애인 가족들이 함께 머물거나 만날 수 있는 장소이다. ©김윤경
시설을 방문한 가족들이 하룻밤 묵고 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김윤경
이어 복도 끝에 ‘후암동 370’이라 적힌 게스트하우스가 맞아줬다. ‘후암동 370’ 이름은 이곳 주소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게스트하우스는 아담하고 아늑했다. 권 과장은 그동안 적당한 공간이 없어 장애인과 부모들이 회의실에서 만나는 걸 보며 안타까웠는데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게 돼 기쁘다고 했다. 동시에 장애인이나 가족에게 필요한 게 과연 무엇일까를 고심했단다. 이를 위해 벽을 허물어 개방감을 주거나 조명이나 가구 색도 친근감을 주도록 정했다.

“중증뇌병변 장애인은 하룻밤이라도 가정에서 생활하는 게 쉽지 않아요. 우선 일반 택시로 이동하기 어렵고, 가정마다 알맞은 의료 장비를 구비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가족들이 이곳에 오실 때 적게는 2~3시간 또는 1박 2일 정도 머물면서 만나면 좋을 것 같았어요.”
보다 쾌적한 공간으로 바뀐 3인실 ©김윤경
지하를 돌아본 후 다시 입주식이 열린 1층으로 이동했다. 1층은 원래 4개의 방이 있어 여성 장애인들이 함께 생활했는데, 이번에 구조를 변경해 7개의 방으로 만들었다. 7개 방 3인실, 2인실, 1인실로 구분된다.

3인실 천장에는 레일이 달려 있었다. 담당자는 호이스트(장애인을 옮기거나 이동할 때 사용하는 장비)를 보여주며 옆방과 연결돼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이스트 덕분에 목욕 등을 할 때 장애인 이동이 쉬워졌다. 천장에는 심박수를 재는 호흡센서도 있었다. 이 호흡센서는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으로 장애인이 누워 호흡하면 호흡을 감지하고 컴퓨터로 전달한다. 이 외에도 산소 발생기와 같은 기기들이 들어올 예정이다.
천장에는 심박수를 재는 호흡센서도 마련되어 있다. ©김윤경
장애인 편의를 돕는 호이스트와 충전기 ©김윤경
무엇보다 이전에는 창문이 작았으나 이제는 열면 바로 밖으로 나갈 수 있을 만큼 큰 창으로 바뀌어 마음이 놓인다고. 혹시 모를 비상 상황 시 창이 없을 때는 모두 현관으로만 나가야 했는데, 이제는 창 쪽으로도 대피할 수 있으니 더 안전해졌다. 평소 전원 대피 시 4~5분 이상 걸렸다면, 이젠 절반으로 줄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위에 직접 관을 꼽고 있는 분은 식사할 때 물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전에는 저희가 일일이 물을 가지러 밖으로 갔는데요, 이제는 그런 면도 수월해졌고요. 공간이 넓어지니까 저희나 장애인들이 함께 이야기할 장소가 많아져 대화도 더 많이 나누게 되는 거 같아요.”
큰 창문이 생겨 비상 상황 시 더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윤경
1층에는 화장실도 하나 더 만들었다. 혹시 모를 감염과 같은 격리 상황이 생길 경우를 대비했다. 화장실은 안전 바 등이 잘 구비돼 넓고 쾌적해 보였다. 또 가벽으로 공간을 만들어 세탁실을 마련했다. 이전에는 한 곳에서 빨래와 목욕, 설거지를 했지만 욕실이 넓어진 데다 세탁실이 생겨 분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가벽을 세워 세탁실을 만들었다. ©김윤경
1994년에 개원한 ‘영락애니아의집’은 2007년 서울시 장애인생활시설평가 최우수상, 서울복지대상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등 각종 수상은 물론 지속적으로 장애인 거주시설 평가 모든 영역에 A등급을 받아왔다.

현재 이곳은 뇌병변장애인 등 30명이 생활하고 있다. 연령은 5~38세까지 다양하다. 직원은 3조 2교대로 직접 케어하는 복지사가 23명, 간호사가 3명이 근무하고 있다. 외래 진료가 한 달에 300여 건이 넘기 때문에 한 명으로는 어림없다고.

이번 서울시 사업을 신청한 이유를 묻자 그는 만족도 조사 등을 매년 진행하는데 그때마다 늘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왔다고 했다.
안내를 해준 영락애니아의집 복지지원팀 권선구 과장 ©김윤경
서울시는 거주 시설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더 나은 주거 환경 제공을 목표로 올해부터 5년간 총 사업비 160억 원을 투입, 30개 시설에 대한 장애인 거주시설 환경개선 사업 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장애인들의 사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다인실에서 1~2인실로 변경하고, 행동이 느린 입소자를 위해 화장실을 늘렸으며,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조명과 부엌 등을 개선했다. 올해는 서초구 소재 다니엘복지원 교남시냇가(중고령 중증 장애인 맞춤 공간), 인강원 등 장애인 거주시설 4곳의 리모델링과 환경개선을 완료했다.

“정말 편리해졌죠? 이제 여기서 생활하게 돼요.”

복지사의 말에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이 미소를 지었다. 그 환한 웃음에 한층 더 공간이 밝아진 듯했다. 시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사람들도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앞으로 더 많은 시설이 편리하고 각자에게 맞도록 환경 개선 사업이 이루어진다니 날씨와 달리 기분은 내내 맑았다. 또 더 많은 곳이 혜택을 받기를 기대한다.

거주시설 생활환경 개선 시설 현황

○ 영락애니아아의 집(중증뇌병변 장애인 시설) : 가정형 주거환경 조성(11.22.) 
○ 교남시냇가(중증 지적장애인 시설) : 중고령 발달장애인 전담 돌봄시설 조성(11.29.)  
○ 다니엘복지원(지적장애인 시설) : 가정형 주거환경 조성(10.23.)
○ 인강원(지적장애인 시설) : 가정형 주거환경 조성(11.29.) 

영락애니아의집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후암로4길 70 영락보린원
○ 교통 :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971m
 누리집
○ 문의 : 02-754-8507

출처: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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