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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과 8일 성북천 분수마루에서 ‘제13회 유러피언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 ©이선미
지난 12월 7일과 8일에 한성대입구역에서 이어지는 성북천 분수마루에서 ‘제13회 유러피언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 언제나처럼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자리잡은 분수마루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다.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자리잡은 분수마루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선미
“오, 한 모금 마시니 금세 몸이 따뜻해지네요. 좋아요.” 햇살은 따뜻한데 기온이 꽤 차가운 주말이었다. 사람들이 가득해도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바로 입구에 설치된 따뜻한 와인 '글뤼바인' 부스에는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엄청나게 큰 들통에서 대형 국자로 담아준 글뤼바인을 호호 불며 마시던 시민이 말했다. “좀 쌉쌀하네요. 하지만 괜찮은데요?”
성북천 방향으로 설치대 무대에서 열린 어쿠스틱 기타 공연이 추위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이선미
성북천 방향으로 설치된 무대에서는 크리스마스 어쿠스틱 기타 공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감미로운 음악이 따뜻하게 분위기를 감쌌다.
오후 네시, 드디어 크리스마스 마켓 개막식이 시작됐다. 한스 크나이더 ‘성북동 명예동장’이 개막을 알렸다. “2010년에 10곳 정도 작은 부스로 시작한 크리스마스 축제가 벌써 13회가 됐어요. 그리고 규모도 많이 커졌습니다. 점점 많은 분들이 함께해서 참 좋습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참여한 각 나라의 외교관들도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그리스, 독일,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조지아, 체코, 크로아티아, 폴란드, 프랑스, 핀란드, 헝가리 등 13개국이 함께했다. 성북구 홍보대사들도 위촉장을 받았다. 꽤 알려진 불가리아 셰프 미카엘을 비롯해 독일과 폴란드, 프랑스 인플루언서가 홍보대사로 활동한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참여한 각 나라의 외교관들도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그리스, 독일,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조지아, 체코, 크로아티아, 폴란드, 프랑스, 핀란드, 헝가리 등 13개국이 함께했다. 성북구 홍보대사들도 위촉장을 받았다. 꽤 알려진 불가리아 셰프 미카엘을 비롯해 독일과 폴란드, 프랑스 인플루언서가 홍보대사로 활동한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에 참여한 각국 대사 등이 무대에 함께 올랐다. ⓒ이선미
외교관 대표로 크로아티아 대사가 짧은 인사를 전했다. “산타클로스의 나라인 유럽의 대사들과 함께 인사를 드릴 수 있어 좋습니다. 올해 성탄도 미리 축하드리고요, 내년엔 더 평화로운 지구촌이 되도록 같이 기원하기로 해요.”
재미있는 퍼포먼스도 있었다.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족들이 다 함께 트리를 장식하는 전통처럼 무대에 올라간 모든 사람이 트리를 완성했다. 저마다 작은 오너먼트를 트리에 다는 동안 시민들도 마음으로 바라는 것들을 함께 기원하자고 사회자가 요청했다.
재미있는 퍼포먼스도 있었다.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족들이 다 함께 트리를 장식하는 전통처럼 무대에 올라간 모든 사람이 트리를 완성했다. 저마다 작은 오너먼트를 트리에 다는 동안 시민들도 마음으로 바라는 것들을 함께 기원하자고 사회자가 요청했다.
무대에 놓인 트리를 장식하고 있다. ⓒ이선미
각 부스마다 캐치테이블이 설치돼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전화번호를 입력해 놓으면 카카오톡으로 문자가 오게 해서 마음 놓고 다른 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한 봉사자가 캐치테이블 이용을 도와주고 있다. ⓒ이선미
날이 춥다 보니 아무래도 따뜻한 음식이 인기였다. 다행히 여러 나라 부스에 몸을 따뜻하게 해줄 음식들이 마련돼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굴라쉬는 명불허전 많이들 찾았다. 워낙 우리 입맛에도 맞는 데다가 유명하기도 해서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탈리아의 치킨크림 스튜인 폴로 알라 크레마도 인기였다. 스튜 위에 꽂힌 미니어처 국기가 앙증맞았다. 추운 날이지만 독일 소시지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고, 각 나라의 샌드위치나 빵, 쿠키 등도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
코카서스 지역에 있는 나라 조지아 부스에서는 비계까지 아삭하게 구운 돼지목살 바비큐가 인기였다. 바로 옆 스페인 부스에서 소리쳤다. “지금 막 나왔어요. 빠에야에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빠에야가 테이블로 옮겨졌다.
양파를 듬뿍 얹은 조지아 바비큐는 빵도 곁들여져서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이선미
막 완성된 빠에야 옆으로 다회용기가 쌓여 있다. ⓒ이선미
나라를 대표하는 제품들도 있었는데 특히 핀란드는 무민 굿즈를 비롯해 자일리톨 치약 등을 내놓았다. 언제나 등장하는 불가리아의 장미 제품들과 폴란드의 도자기는 특히 여성들의 지갑을 공략했다.
유러피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쓰레기 없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다회용기 반납부스 외에도 곳곳에 박스 등을 놓아 깔끔했다.
유러피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이선미
마켓은 전체적으로 알찬 느낌이었다. 특히 음식은 가격도 무척 합리적이어서 시민들의 만족도도 높아 보였다. 각 나라의 고유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 그런데 아무래도 장소가 너무 비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좋은데 좀 넓으면 더 좋겠네요. 쏟아질까 봐 돌아다닐 수가 없네요.” 한쪽에 서서 뜨거운 글뤼바인을 마시던 시민이 말했다. “그러게요. 음식 먹다가 묻을까봐 너무 조심스러워요.”
무대를 한 방향으로 즐길 수 있는 건 좋은데 많은 시민이 찾다 보니 쾌적할 수가 없었다. 소소한 이벤트가 마련된 부스들도 있었지만 오래 머물기에는 편안하지 못했다. 더 넓은 장소에서 여유있게 마켓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좋은데 좀 넓으면 더 좋겠네요. 쏟아질까 봐 돌아다닐 수가 없네요.” 한쪽에 서서 뜨거운 글뤼바인을 마시던 시민이 말했다. “그러게요. 음식 먹다가 묻을까봐 너무 조심스러워요.”
무대를 한 방향으로 즐길 수 있는 건 좋은데 많은 시민이 찾다 보니 쾌적할 수가 없었다. 소소한 이벤트가 마련된 부스들도 있었지만 오래 머물기에는 편안하지 못했다. 더 넓은 장소에서 여유있게 마켓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수마루가 마켓을 찾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 ⓒ이선미
분수마루 뒤쪽에도 휴게공간이 마련됐고, 성북천 산책로에도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이 설치돼 있었다. 삿갓난로도 설치해 몸을 녹이며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성북천 산책로에서도 몸을 녹이며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이선미
분수마루 뒤쪽으로 휴게공간도 마련했다. ⓒ이선미
딱히 공연이 없어도 즐거웠지만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무대에 오른 크리스마스 재즈팀은 더 흥을 돋워주었다. 어두워진 분수마루에 울려퍼지는 백파이프 연주는 또 다른 세계였다. 우리나라에 백파이프 연주단이 있다는 것도 좀 신기했다. 더욱이 연주자들이 제법 연배가 있어보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어두워진 분수마루에 백파이프 연주가 울려퍼졌다. ⓒ이선미
백파이프로 연주하는 ‘어메이징그레이스’가 어두워진 분수마루에 울려퍼졌다. 성북천 유러피언 크리스마스 마켓은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나라의 문화도 만날 수 있는 축제다. 단순히 음식을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우리가 지구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따뜻한 현장에서 끝나지 않고 수익금의 일부를 저소득 다문화가정에 지원한다고 한다. 많이 가져야만 나눔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생각하게 하는 축제였다.
출처: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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