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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보

가을 정취 가득한 낙산성곽길, ‘낙산풍류’와 함께하니 더 매력적

by 여.일.정.남 202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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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풍류’가 ‘예술품은 매력정원’으로 찾아왔다. ‘예술품은 매력정원’ 서울의 아름다운 공원에 예술을 접목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공원 여가 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 서울숲에서 ‘음악이 흐르는 정원’으로 시작해 10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 [관련 기사] 주말엔 여기! 예술품은 매력정원·차(茶) 있는 거리

낙산성곽길을 거닐며 가을의 정취를 느껴 볼 수 있는 ‘매력가든투어: 낙산풍류’를 찾아가 보았다.
  • 낙산성곽길 ⓒ이선미
  • 가을로 접어든 흥인지문공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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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인지문공원을 쭉 올라가면 한양도성박물관이 있다. ⓒ이선미
흥인지문공원을 올라간 한양도성박물관 앞에 ‘낙산풍류’ 안내 테이블이 있었다. 신청자를 확인하고 잠시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한양도성박물관은 한양도성 축조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자취를 보여 주고 순성길 여섯 구간을 소개하고 있다.
‘매력가든투어: 낙산풍류’를 즐겨 보았다. ⓒ이선미
  • 한양도성박물관 ⓒ이선미
  • 한양도성박물관에서는 성곽의 순성길 여섯 구간도 소개하고 있다.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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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별 30명을 신청받아서 가이드와 함께 움직이는 줄 알았는데 말 그대로 ‘나홀로 풍류’였다. 신청자들은 혼자 또는 일행들과 함께 도성 길을 올랐다. 무리 지어 다니지 않아도 되니 자신들만의 속도와 시선으로 풍경도 즐기며 걸었다. 
함께 신청한 모녀가 ‘낙산풍류’를 시작하며 흥인지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선미
낮에는 여전히 무더웠지만 햇살을 받은 수크렁이 이미 가을 한복판이라는 걸 알려 주었다. 곳곳에 놓인 안내 배너에 QR코드가 있었다. QR코드를 찍으면 각처의 안내를 따라 이동할 수 있었다. 

오디오가이드의 나레이터는 알고 보니 방송인 이동우 씨였다. 시력을 잃은 후에도 활동을 하며 긍정의 에너지를 전해 주고 있는 방송인이었다. 
수크렁이 햇살에 반짝이는 공원에도 낙산풍류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었다. ⓒ이선미
성곽길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구름이 예뻐서 더더욱 좋은 날이었다. ⓒ이선미
이어폰을 가지고 갔지만 사람들이 없는 구간에서는 그냥 스마트폰을 켜고 걸었다. 이동우 씨의 목소리가 참 다정하고 따뜻했다.

낙산을 올라가는 동안은 조선 시대에 한양을 둘러싸고 있던 네 곳의 산, 즉 내사산을 소개해 주었다. 조선은 외세의 침략에 대비해 동서남북에 네 개의 대문을 지었는데 낙산은 낮은 지형적 특성 때문에 방어를 위해 옹성 형태로 흥인지문을 축조했다.
성곽길은 주민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선미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니 성곽길 정자에서 동네 주민들이 쉬고 계셨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던 참가자 한 사람이 ‘이화마을’로 내려가라는 안내판을 보지 못하고 쭉 올라가려고 했다.

“낙산풍류 참가자세요? 화살표가 아래쪽으로 있어요.” 오지랖 넓게 이화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이야기해 드렸다. 미처 화살표 방향까지는 보지 않고 직진하려는 참이었다. 이 정도에는 안내자가 한 사람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화마을로 내려가라는 안내가 있었다. ⓒ이선미
이화마을은 여전히 아기자기했다. 카페는 더 많아진 것 같고 예쁜 가게들도 많았다. 곳곳에 많은 시민들과 여행자들이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배어 나오는 마을이었다.

원체 유명세를 떨쳐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는데, 여행자로서의 자세와 배려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 이화마을 ⓒ이선미
  • 여전히 예쁜 이화마을은 주민들이 생활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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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마을을 거쳐 계단을 올라서니 또다시 안내 배너가 보였다. 숲길로 이어지는 곳에는 낙산정이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었다.

낙산을 복원하며 만든 낙산정에서는 북한산과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 좋은 가을날이어서 정말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낙산을 복원하며 지은 낙산정에서는 말 그대로 ‘풍류’를 느낄 수 있다. ⓒ이선미
낙산풍류의 여정에 있는 ‘흥덕이밭’은 낙산정에 가까이 있다. 병자호란 때 봉림대군이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자 따라가 모시던 흥덕이라는 나인이 채소를 가꿔 담근 김치를 날마다 드렸다고 한다.

훗날 조선으로 돌아와 임금이 된 효종이 흥덕이에게 낙산 중턱의 채소밭을 주어 계속 김치를 담가 달라고 했다. 원래 동숭동에 있었다는 그 밭을 기념해 낙산 중턱에 밭을 일구고 ‘흥덕이밭’이라고 표시해 놓았다.
옛 이야기가 담긴 흥덕이밭이 낙산 중턱에 있다. ⓒ이선미
천천히 걷다가 중앙광장에서 4시에 공연이 시작된다고 해서 조금 서둘렀다. 다행히 느긋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낙산전시관 앞에 작은 무대가 마련돼 있었다.

중앙광장에 소박하게 들어앉은 전시관에서는 낙산과 관련된 자료들을 볼 수 있었다. 1960년대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도시 계획이 진행되면서 낙산에도 아파트와 주택들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1996년부터 공원 녹지 확충 계획의 일환으로 낙산의 옛 모습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낙산전시관에서는 낙산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볼 수 있다. ⓒ이선미
시간이 되자 ‘예술품은 매력정원’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판소리 보컬리스트 권송희와 퍼커션 최혜원이 전통과 현대 음악이 조화된 개성 넘치는 공연을 보여 주었다.

중앙광장이어서 낙산풍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뿐 아니라 누구나 함께 관람할 수 있었다. 소리꾼 권송희가 <벗님가>로 무대를 열어 주었다. 우리 판소리의 묘한 정감이 해 기우는 가을 오후와 잘 어우러졌다.
'예술품은 매력정원'이 낙산전시관 앞 무대에서 펼쳐졌다. ⓒ이선미
“나 눈물 날 거 같아.” 공연이 이어지는데 앞자리에 앉은 시민이 일행에게 말했다. 안 그럴 수가 없는 레퍼토리였다. 이어진 <영결>과 <인당수>는 심청가에 나오는 이별 장면을 노래하는데, 상엿소리를 모티프로 한 선율이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외국인들도 낯선 음악에 한껏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가을 닮은 레퍼토리들로 가을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시간이었다. 
  • ‘예술품은 매력정원’ 공연 ⓒ이선미
  • 가을과 어울리는 우리 음악으로 낙산 자락이 ‘예술품은 매력정원’이 되었다. ⓒ이선미
  • 낙산풍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뿐 아니라 누구나 함께 관람할 수 있었다.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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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은 도성길을 따라 순성을 했다고 한다. 낙산풍류 프로그램도 말하자면 순성이었다. 낙산 성곽을 따라 산책을 하고 우리 가락의 흥취에 빠져 보는 일은 한바탕 멋들어지게 도성을 즐기는 방법이 되었다.

여럿이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은 한양도성길, 늦게 도착해서 더 반가운 가을. 걷기에도 좋은 가을날이다. 긴 여름 지쳤던 몸과 마음을 다시 추스르기 위해서도 가을날 한양도성 순성에 나서 보면 어떨까.

음악과 미술이 곁들여진 ‘예술품은 매력정원’은 오는 10월 19일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찾아올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북서울꿈의숲에서 ‘음악이 흐르는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의 공원 누리집을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서울 곳곳의 공원에서 이어지는 ‘예술품은 매력정원’이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자못 기대가 된다.

예술품은 매력정원: 음악이 흐르는 정원

○ 일시 : 2024. 10. 19.(토) 16:00~17:00
○ 장소 : 서울시 강북구 월계로 173 북서울꿈의숲
 서울의 공원 누리집
○ 문의 : 02-2289–4000

출처:서울특별시,내 손안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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